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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의 풍경

깜상. 2015. 1. 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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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의 풍경
         지산 고종만
높지도 않으면서 낮지도 않고
깊지도 않으면서 가까이도 아닌
햇볕 잘드는 양지바른 곳에
산사가 있습니다.
결코 화려하지도 않은
고즈넉하면서도 
넉넉한 아름다움으로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기와위에 소복이 자리하고 있는 이끼는
말없는 세월을 이야기하고
바람결에 들리는 처마 밑 풍경소리에
시끄럽던 매미까지 잠재웁니다.
시원하게 탁 트인 산사의 마당 옆엔
맑은 약수가 목마름을 달래주고
나지막한 담모퉁이를 돌아 나오면
기와 시주와 간이찻집이 마중합니다.
부처님 뒤로 하고 일주문 나설 때
아쉬워 못내 아쉬어
내일을 기약하면서도
자꾸만 자꾸만 뒤돌아봅니다.
시집 '사랑과 시 그리고 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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